영화 <자산어보>의 줄거리
영화 <자산어보>는 2021년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작품으로, 정약전과 창대라는 두 인물의 만남과 성장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정약전(설경구 분)은 신유박해로 인해 흑산도로 유배됩니다.
그는 유배 생활을 하면서 섬 주민들의 생활을 관찰하고, 어류와 해양 생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이 작업을 수행하기 어려워 조선의 신분제 사회에서 낮은 계급에 속하는 청년 창대(변요한 분)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창대는 공부를 통해 양반이 되고 싶어 하지만, 정약전을 도와주면서 지식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변해갑니다.
처음에 창대는 정약전의 부탁을 탐탁지 않게 여깁니다.
하지만 점차 바다 생태계와 해양 생물에 대한 연구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깨닫게 되고, 정약전과 협력하게 됩니다. 정약전은 창대에게 신분이 아닌 학문과 지식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사실을 가르칩니다.
하지만 이들의 협력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당시 조선 사회에서 유학 이외의 학문을 탐구하는 것은 반체제적인 행위로 간주되었습니다. 결국 창대는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했고, 정약전과의 학문적 연구를 포기하고 과거 시험을 준비하는 길을 택합니다. 영화는 두 사람의 이별과 각자의 선택을 담담하게 그리면서 마무리됩니다.
영화<자산어보>의 역사적 배경
자산어보는 조선 후기 신유박해(1801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신유박해는 정조 사후, 천주교를 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정약전의 동생인 정약용을 비롯한 실학자들과 천주교 신자들이 큰 탄압을 받았습니다.
정약전 역시 이 사건으로 인해 흑산도로 유배되었고, 그곳에서 자산어보를 집필하게 됩니다.
정약전은 유배지에서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조선의 해양 생태계를 연구하는 데 집중합니다.
그는 섬 주민들과 어부들의 생활을 연구하며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산어보라는 해양 생물학 서적을 집필했습니다. 이 책은 조선의 해양 생물과 어업 기술을 집대성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영화는 조선 후기 신분제 사회에서 지식과 배움의 가치가 어떻게 제한되었는지를 강조합니다.
창대는 정약전에게 학문을 배우면서도 결국 양반이 되는 길을 선택합니다.
이는 신분 상승이 유일한 성공의 길로 여겨지던 당시 조선 사회의 현실을 반영합니다.
영화<자산어보>의 총평
영화 <자산보어>는 전편 흑백으로 촬영되었습니다.
이는 조선 시대의 분위기를 더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인물과 감정을 강조하는 데 효과적인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흑백 화면 덕분에 시대적 배경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으며, 인물들의 내면 연기가 더욱 부각되었습니다.
정약전 역의 설경구와 창대 역의 변요한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
설경구는 유배지에서도 학문을 포기하지 않는 지식인의 고뇌를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변요한은 신분 상승을 꿈꾸는 청년의 갈등과 성장 과정을 현실적으로 연기했습니다.
두 배우의 호흡은 영화의 감동을 극대화하는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영화는 조선 시대 신분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지식의 참된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정약전은 창대에게 학문을 통한 인간의 성장과 사회 발전을 강조하지만, 창대는 현실적인 이유로 다른 길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학문이란 무엇이며, 지식이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아냅니다.
영화는 실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창대라는 인물은 허구의 캐릭터입니다.
이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만들어냈습니다.
역사적 고증과 창작 요소의 조화가 매우 뛰어난 작품입니다.
영화 <자산어보>는 단순한 역사 영화가 아니라, 학문과 인간관계, 그리고 사회적 제약 속에서 성장하는 개인의 이야기까지 담아낸 작품입니다. 흑백 화면, 뛰어난 연기, 그리고 깊이 있는 메시지가 결합된 이 영화는 조선 후기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정약전과 창대의 관계를 통해 우리는 <지식이 신분을 뛰어 넘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됩니다.
현실적인 선택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모습이 시대를 넘어 현대 관객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영화를 본 후, 정약전이 남긴 <자산어보>원문을 직접 찾아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